우리 이름을 내고
내 이름이 높아지지 않아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 창세기 11:4
사람은 스스로 높아지려 한다. 이름이 높아지고 널리 알려지길 원하며, 나아가 죽은 뒤에도 존경받는 평판을 남기고 싶어 한다. 자신의 약함과 불안을 감추고 싶은 욕망이 있는 까닭이다. 내게는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는 말이 ‘약해지지 말자’는 불안의 고백처럼 읽힌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자녀다. 이것은 성취가 아니라 존재론적 정체성이다. 존재와 정체성은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다. 나은이와 도하가 힘든 일을 겪거나 설령 나쁜 짓을 하더라도, 이들이 내 자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 아버지인 나도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가장 좋은 때에 주고 싶어 한다. 하물며 세상을 만드신 주인이시며 모든 문제와 상황보다 크신, 내 아버지 여호와 하나님은 어떠하시겠는가.
나의 하나님은 지금도 매 순간 살아 역사하시며, 나를 나보다 더 잘 아시고 더 많이 사랑하신다. 그러므로 나에게 정말로 가장 좋은 것을 가장 좋은 때에 주실 것이다. 내 이름이 높아지지 않아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주께서 주신 은혜가 내게 족하다.
그러나 나도 자꾸 자랑하고 싶다. 높아지고 싶고, 내 이름을 내고 싶다. 내 자아를 더욱더 철저히 내려놓고 순복하며 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