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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용서를 빌게 해줄래?

메신저 + 화목제물

요새 계속 그러더니 어제는 도하가 밥투정을 크게 부려서 세게 혼냈다.

어떻게 하면 다시 밥을 먹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 다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도하는 그것을 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로 행동했다. 내가 화를 낼 거라고 말한 바로 그 행동을 계속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빼앗아 놓은 밥이 식을까 봐 쿠킹호일로 잘 덮어놓았다.

저녁 식사 시간은 벌써 끝나가고 있었다. 좋은 버릇을 들이기 위해 하루 이틀 정도는 저녁을 건너뛰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는 배가 너무 고프지 않을까, 너무 오래 울다가 트라우마가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있었다. 아내도 그런 눈치였다.

나와 아내와 나은이의 식기를 정리하고 있을 때 예지가 곁으로 다가왔다. 내가 말했다.

"도하가 용서를 빌게 좀 도와줄래?"

아내는 이내 도하에게 다가가 안고 왔다. 그리고 나에게 용서를 빌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쭈뼛쭈뼛했지만 도하는 분명한 말로 사과했고, 내가 일러주었던 바로 그 방법으로 용서를 빌었다.

나는 쿠킹호일로 잘 덮어놓은 밥을 다시 주었다. 혹시 밥이 말라 있을까 싶어 뒤집어서 주었다.

그리고 잘 먹는지, 너무 울어서 못 먹지는 않을지 계속 쳐다봤다. 다행히 도하는 스스로, 투정 없이 밥을 끝까지 잘 먹었다.

예지는 나와 도하 사이의 메신저이자 화목하게 하는 자였다. 그 모습을 보며 어렴풋이 하나님의 마음이 이해되는 듯했다. 사랑을 거둘 수 없는 대상인 우리에게 여러 방법으로 화목을 청하고 사랑을 주셨지만, 끝내 말을 듣지 않는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인간의 모습으로 보내셨다. 스스로 오셔서 메신저가 되시고 더 나아가 화목제물이 되셔서 모든 고통과 수치를 참고 목숨까지 바치셨다.

이를 믿고 따르기만 하면 단지 화목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신다고 약속하신다. 그럼에도 우리는 믿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로 행동할 때가 많다.

사실 어떻게 보면 아주, 아주 쉽다. 그러나 또 어떻게 보면 너무 높은 수준의 신앙과 믿음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이르신 많은 것들이 우리의 본능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죄성과 자유의지가 결합해 폭발한다. 도하가 내가 알려준 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분을 이기지 못해 발버둥쳤던 것처럼, 우리도 아무리 성인이 되었다고 해도 그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똑같이 행동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우리를 사랑하신다. 사람 부모인 나도 이렇게 자녀를 사랑하고 아끼는데 하물며 하나님이시겠는가. 하나님은 심판 자체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화목을 원하신다. 우리가 할 일은 우리에게 일러두신 그 방법대로, 그 방식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말씀은 하나님이 주신 지침서다. 기도는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이다. 찬양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순종은 이 모든 것을 내 삶의 중심에 놓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세상의 허탄한 것들, 나의 정욕과 안목, 욕심과 헛된 소망을 모두 버리고 하나님이 일러주신 대로 살며 하나님과 화목하고자 한다.